나의 이야기

덕유산 눈꽃산행

유정 김용호 2012. 2. 6. 13:21

 

  

  눈꽃나라 티켓을 사서 줄을 선다.

  눈꽃축제 산정상은

  곤도라를 타고 불과 15분 거리.  

 

  갑자기 은백의 세계에 들어선 이방인에게

  모든 것이 환상처럼 펼쳐지고

  하얀 꿈나라로 걸어 들어간다.  

 

  모든 것이 하얗다.

  작은 나무가지마다 눈꽃이 새하얗고

  등산로와 숲길이 모두 하얗게 옷을 입었다.  

  바람도 은가루 눈보라를 날리며  언덕을 넘고

  저아래 은빛 날을 세운 스키어들도 눈바람을 일으키며

  넓은 설원을 미끄러져간다.

  햇살조차 눈위에 부서져 흰 빛을 반사하고

  온통 눈꽃을 피운 구상나무는 

  은빛 성탄트리처럼 꿋꿋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새파란 하늘 아래 

  정상은 설국 순례자들의 성지 

  우뚝한 정상의 바위도 흰 가운을 걸치고

  왕처럼 세상을 굽어보고 있다. 

  외로운 정상 표지석도

  오늘만큼은 카메라 세례에 눈을 반짝이며

  순례객들의 인사를 받기에 바쁘다.

 

  눈이 좋아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외경의 눈동자에도 눈이 가득 쌓이고

  어느듯 산정은 

  눈바람난 눈사람들로 가득한

  눈꽃축제 무도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