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수필

눈꽃산행

유정 김용호 2012. 2. 7. 15:40

         눈꽃산행


  설국행 티켓은 단돈 8천원,

  곤도라로 불과 15분 거리를 날아서

  어설픈 이방인 여행객은

  설국의 순례자가 된다.   

 

  은빛 날을 세운 칼바람은

  휘파람 소리 조차 하얀

  설원을 미끄러져 내리고

  눈꽃 새하얀 나뭇가지 숲들 사이로

  오솔길도 눈가루에 묻혀 미끄러지고

  길섶은 두꺼운 솜털 옷으로 몸을 가렸다.

  

  천년고목 설해목(雪害木)에도 

  강인한 생명의 눈서리가 맺히고 

  검푸른 구상나무 잎줄기는  

  눈꽃트리로 순례길을 수놓는다. 

  

  푸른 하늘 아래

  햇살조차 부서지는

  눈빛 찬란한 정상

  하얀 가운 입은 설국의 순수가  

  눈보라 휘날리며 순례자를 포옹하면

  눈사람들로 가득한 눈꽃축제 한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