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수필

눈물 나도록 산다는 것은

유정 김용호 2014. 9. 26. 15:02

 

 

눈물 나도록 산다는 것은

 

                                             김 용 호

 

눈물 나도록 산다는 것은

 

이른 아침 출근하는 남편에게

바가지 긁는 아내가 되어 보고,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서두르라고

소리소리 지르는 일이다

 

개구쟁이 아이가

냉장고 문을 열고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을 바라보고

작년에 사 준 아이의 운동화가 작아지는 것을 보는 일이다.

 

휴일이 되면 모두 나가버린 빈 집에서

밀린 빨래 다 제쳐놓고

혼자 딸기잼 바른 식빵도 먹으면서

실컷 침대맡에 뒹굴며 TV 채널도 돌리고

스마트 폰 게임을 하다가

인터넷 서핑을 즐기는 일이다

 

중년의 복부비만을 신경 쓰고

늘어나는 허리둘레를 재 보고

희어지는 머리카락을 뽑아보는 일이다

늙어가는 것,

그건 더욱 해 보고 싶은 일이다

 

나는 지난주에 36세로 세상을 떠난

어느 가정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