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수필

줄장미

유정 김용호 2017. 6. 1. 18:44


 

줄장미

 

                                        김용호

 

 

선홍빛 소원이

부끄러운 듯

하얀 격자 울타리에 걸렸다 

 

오월 내내

더는 넘을 수 없는 자락에서

계절에 달구어진  

오솔길은 목이 마르고

 

시간이 갉아먹은

녹색 줄기 아래

기다림마저

길을 잃었다  

 

유월의 길바닥에 

한 잎 한 잎 

해체된 소원이 

붉은 입맞춤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