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수필
마트료시카
유정 김용호
2017. 12. 1. 11:15
마트료시카*
김용호
나무가 자라는 것은
무성한 그늘로 시원한 여름을 나게 함도 아니고
가을에는
열심히 키운 열매를 떨구고
오색 단풍으로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함도 아니다
겨울밤
오순도순
통나무 집에서 불 밝히면서
가족의 수를 헤아리는
목각인형이 되기 위해서
자신의 굵어진 가지를 내어줌이다
사랑방
따뜻한 아랫목
할머니 허리를 데울 군불을 지피고
손주 녀석 줄 군고구마를 구울
화롯불을 모으기 위해서
뒤꼍에 채곡채곡 쌓인
장작이 되기 위함이다
* 러시아 목각인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