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수필

가야산 자락에서

유정 김용호 2011. 7. 13. 11:59

가야산 자락에서



장맛비 지나간 계곡

개울물 드맑은 속삭임은

그칠 줄 모르는데

바삐 가던 길 멈춰 보아야

들을 수 있다


옅은 물보라 날리며

계곡물길 가장자리로 퍼지는 서늘한 기운은

무더위에 허덕거리지만 말고

물가로 내려가 보아야

느낄 수 있다


간간이 들리는

이름모를 산새의 지저귐은

소란한 세상만 듣던

두 귀 모두 막아 보아야 

음악인 줄 안다


수백년을 지켜온

가야산 기슭 늙은 소나무

유구한 그 이야기는 

마음의 눈을 뜨고

가슴의 귀를 열어야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