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수필

가는 봄

유정 김용호 2020. 11. 2. 16:47

가는 봄

                                        김용호

 

 

화사한 봄기운에도

감기 걸린 듯한 군상들이

모두 얼굴을 반만 가린 채 외면한다

서운한 봄이 벌써 채비를 한다

 

봄은 가려고 오나 보다

 

가로수 벚꽃이

하늘을 보려고

아직도 높은 가지 끝에서 버둥대는데

밟히지 않은 꽃잎 무덤 아래

바닥은 하얗게 질려있다

 

꽃은 지려고 피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