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시·수필
현충지(顯忠池)
유정 김용호
2024. 12. 7. 16:30
현충지(顯忠池)
김용호
노송 아래
눈향나무 짙게 깔리고
인공폭포는 메아리 없는 울음을 토하는데
석양 연못 물속
거꾸로 선 느티며 참나무 앙상한 가지가지
가라앉는 것은
먼저 간 영혼뿐만 아니라는 듯
산 영혼과
산화한 영혼이
상념 속에서 함께 쉬어가는 연못가 정자
죽기 전에사
길가 민들레가 눈에 밟혔다고 썼던
시인 박대령
저기 조화 무더기 너머 잠들어 있다
당신을 향한 아쉬움이 물속 하늘을 건너간다
어둠이 내리는 둥근 나무의자에
한 마리 고양이처럼
발을 벗고 앉았다가
2024. 11. 24. 저녁
* 故 박진문 시인(대전청하문학 前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