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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온 글들

당신은 어떤 유형의 리더인가

by 유정 김용호 2011. 12. 15.

 

 

일벌레·독불장군·큰형님… 당신은 어떤 리더?

  LG경제연구원 [조선일보 2011.12.12.]

 


어떤 유형의 리더가 되든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지만
직원의 얘기에 귀 기울이면 대우받고 있다는 느낌 갖게 해 자발적인 업무 몰입 이끌어내


사무실 안이 난() 향기로 가득하다. 당신은 이번 연말 인사에서 조직의 대표로, 또는 임원으로 승진했다. 수십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꿈꿔온 바로 그 자리다. 그러나 벅찬 마음도 잠깐, 방 밖에서 숨죽여 나를 바라보고 있는 이 새카만 부하들을 어떻게 통솔해야 좋을지 부담감이 엄습한다. 이제까지 거쳐 간 상사들의 얼굴도 하나 둘 떠오른다. '그래. A사장처럼 무서워서 말도 못 붙이는 그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B전무는 너무 자기 말만 하고 직원들 얘기는 안 들어주는 스타일이라 힘들었어…' 등등.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법. 축하 화분들과 함께 방 안에 갇힌 당신은 자칫 방심하는 사이, A사장·B전무처럼 불통(不通) 리더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음 네 가지 유형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리더들이다. 이들에겐 모두 장·단점이 있다.

나는 다음 중 어떤 유형의 리더?


미국 심리학자 윌리엄 마스턴(Marston)이 고안한 'DISC(주도형·사교형·정형·신중형)' 행동패턴을 토대로 LG경제연구원은 리더를 4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일 몰입형' '관리 중심형' '관계 중시형' '변화 추구형'이다.

'
일 중독'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는 타입은 승진했을 때 조직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대부분의 경우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일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휴가를 챙겨 쓰거나 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의 희생을 모두 높이 평가한다. 일명 '일 몰입형'이다. 그러나 이런 타입이 리더가 돼서도 종전과 똑같은 패턴으로 일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해당 분야에 전문성이 높기 때문에 자칫 직원들이 따라오기 힘들 만큼 높은 목표를 설정한 뒤 몰아칠 수 있어서다. 대개 역량과 경험이 뒤처지는 부하들의 결과물이 성에 차지 않아, 자주 화를 내기도 한다. 가혹한 리더로 낙인 찍혀 외로운 섬처럼 돼버릴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우리 사장님 눈에 들긴 힘들어'라는 인식이 퍼지면 전체 업무 사기도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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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꼼꼼히 챙겨야 직성이 풀리는 '관리 중심형'도 있다. 디즈니의 전() CEO 마이클 아이스너는 새 만화영화의 캐릭터 선정부터 놀이공원 범퍼카 색깔까지 직접 정하는 완벽주의자로 소문나 있었다. 웬만한 일은 책임자가 따로 있지만, 맡기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는 타입이 여기 속한다. 이런 리더는 빈틈없이 조직을 운영하지만, 적절한 역할 위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위기가 닥쳤을 때 혼자 헤쳐나가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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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팀워크나 스킨십 등 관계를 유독 중시하는 타입도 있다. 평소 회사 분위기는 부드럽게 흘러갈 수 있지만, 지나치게 '좋은 사람' 콤플렉스에 빠질 경우, 건전한 갈등마저 외면하거나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해 업무 추진이 힘든 경우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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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플랜' '□□로드맵' 등 수시로 혁신 과제들을 내놓는 '변화 추구형'이다. 조직에 역동성은 줄 수 있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조직 피로도가 누적돼 아무도 따르지 않고 나 홀로 "돌격 앞으로!"를 외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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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한다


2009
년 미국 하버드대 부속병원 BIDMC 2000만달러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 처했다. 당시 CEO였던 파울 레비(Levy)는 인력감축을 통한 비용절감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했다. 저임금 일용직 근로자를 중심으로 해고하려니 이들의 생계가 우려되고, 그렇다고 의사들의 월급을 줄이려니 반발이 불 보듯 뻔했다. 레비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의사들을 모아놓고 이런 고민을 털어놨다가 뜻밖의 반응을 얻었다. 의사들이 급여 삭감에 동의하면서 고통 분담 방법을 찾는 데 적극 나선 것이다. 기부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도 있었다. 덕분에 당초 예상보다 인력 구조조정 규모를 25%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조직의 수장들이 레비처럼 위기 앞에 속마음을 털어놨다가 좋은 결론을 얻기란 쉽지 않다. 평소 구성원들과 쌓아놓은 신뢰가 없다면 대부분의 경우 직원들은 능력이 부족한 리더를 탓하기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귀를 기울여 들음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부하직원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신뢰를 형성해 자발적으로 업무에 몰입시키고,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최근에 물러난 캐럴 바츠 야후 CEO "100% 귀 기울여 듣는 경청은 말하는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귀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 결과 듣는 사람에게 더 몰입하고 좋은 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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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리더는 평상시 자기감정을 통제할 줄 알아야 하고, 집단에 긍정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앞장서는 게 좋다. 미국 코네티컷의 수퍼마켓 체인인 스튜 레오나즈는 고객 만족을 가장 잘 실천한 직원을 선정해 회사의 상징인 '땀에 젖은 손' 상을 시상한다. 실제 쫙 편 손 모양의 상패를 준다. 재미있는 이름의 상으로 직원들의 업무 분위기를 밝고 가족적으로 유도해 매장 분위기를 활기차게 바꾸는 데 기여했다.

 

      [자만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신만의 성공 방정식 고집하지 말고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키워주도록 노력

새롭게 리더로 승진한 사람들은 자만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리더는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성공 체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성공 방정식'을 만들게 된다. 자만에 빠진 리더는 이러한 성공 방정식을 맹목적으로 중시하고, 다른 생각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문제는 시장, 고객, 직원 등 모두가 바뀌고 그 바뀌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것이다. 리더는 자신만의 틀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의 시각으로도 세상을 볼 수 있는 공감 능력과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실험해보는 흡수 능력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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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리더는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현재 산업, 고객, 경쟁사 등의 변화 움직임과 그 영향력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 또한 구성원들이 제시하는 이질적이거나 독특한 아이디어 등을 폄하하기 보다 그 밑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아내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세상을 바꾼 혁신적인 아이디어도 처음부터 완벽한 경우는 거의 없다. 비록 초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이더라도 수많은 토론과 실험을 통해 아이디어를 개선해 나가면서 그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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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구성원들의 잠재력 발현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구성원들이 동참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조직 성과 창출이 불가능하다. 구성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맡은 업무에서 성취감을 느낄 때 가장 고무되지만, 헛수고를 했다는 생각이 들거나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하려는 노력이 좌초됐다는 생각이 들 경우 몰입과 열정이 떨어진다. 리더는 큰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주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반면, 의사결정에 있어 우유부단하게 굴거나, 자원 배분을 지연시켜 직원들의 업무 진전을 방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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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현재의 성공이 아니라 구성원들과 함께 미래의 성과를 일구어가면서 행복을 느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