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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왜 글을 쓰는가3

글쓰기에 관하여 3. 글은 ’삶의 속에서 늘 곁에서 애인이 되어‘ 주는 존재다. 내 속에 들어있는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가까운 친구이다. 내 하소연을 들어주고 내 투정과 불만을 받아주며 나를 위로해주는 애인인 것이다. 윤선희의 말대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사물, 그리고 살아있는 생물들을 보는 눈이 달라‘지게 된다.  [나도 첫 개인시집의 서문에서 토로한 내용이지만]    세상의 크고 작은 일들을 관심있게 바라보게 되고, 그것들 속에 들어있는 새로운 생명을 발견하게 된다. 보이는 것 이상을 보는 눈을 갖게 된다. 잘 보지 않던 나무를 유심히 보게 되고 ’나무의 숨결을 느끼기 시작한‘다. (각 사물이 글을 씀으로 인하여) 내가 관심을 갖게 되는 대상 하나하나와 개체로서의 긴밀한 만남이 시작된다. 대상과 .. 2024. 11. 9.
글쓰기에 관하여 2. 발코니에 놓아 둔 야생화초가 꽃을 피울 때나 기다렸던 꽃이 처음으로 꽃잎을 열었을 때 이를 바라보는 희열은 아마도 생명에 대한 공감일 것이다. 황금물결, 댐에서 쏟아지는 물줄기, 가슴에 출렁이는 것들이 고여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어느날 문득 일상에 묻혀 사는 나를 다시 보게 만드는 사물, 자연, 일을 만나 그것들이 그 일상과 적당한 거리를 만들게 하고, 그 거리에 서서 자신과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만드는 것 그것이 글인 것이다.   거창하게 문학이라는 말을 하기가 좀 부끄러운지도 모른다. ... 그러나 이젠 쓴다는 것에 좀더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 듯하다. 여태 애써 들으려 하지 않았던 자작나무숲 우듬지의 사연도 들어보고, 저 아프트 화단의 라일락에게도 나를 보여주고 싶다. 이.. 2024. 11. 9.
글쓰기에 관하여 1. 내 인생의 글쓰기 – 시인/작가들의 변명(辨明)    ◇ 도종환 –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글을 쓰게 되면 우리의 눈은 대상 속에 들어있는 의미를 간파해 내는 눈을 갖게 된다. 내가 관심을 갖게 되는 대상과의 긴밀한 만남을 가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 자신도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보게 된다. 나 자신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내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새로운 인생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글을 쓰는 것이다.       어떨 때 우리는 글을 쓰고 싶어지는가.    ‘잘 빠지지 않는 그릇을 떼어내려고 애를 쓰다가도 석양에 붉은 노을이 눈앞에 펼쳐질 때, 발코니에 놓아 둔 야생화초들이 어느 날 하나 둘 꽃이 피기 시작했을 때, 오랫동안 기다렸던 꽃이 처음 꽃잎을 열었을 때, 여행 중 기차.. 2024.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