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분향소에도 추모 발길
이번 기부에는 강 박사의 두 아들도 동참했다. 강 박사가 20만달러, 안과 전문의인 폴(한국명 진석)과 백악관 선임 법률고문인 크리스토퍼(진영)가 2만5000달러씩 냈다. 이렇게 25만달러를 '강영우 패밀리'란 이름으로 재단에 기부했다. 국제로터리재단은 9일 미 워싱턴 DC에서 강 박사를 위한 감사 행사를 열었다. 강 박사는 이 자리에서 "많은 축복을 받고 살아온 삶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기부를 결정했다. 제 삶을 여기까지 이끌고 지탱해 준 사랑에 대한 빚을 갚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상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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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를 딛고 한국인 최초로 미국 백악관 차관보까지 오른 강영우 박사의 영정 앞에서 연세대 2년 후배인 김영 인하대 교육대학원장은 고인이 대학시절 즐기던 농담 한 토막을 떠올렸다.
“어제 텔레비전 봤냐? 그 여배우 정말 예쁘지 않디?” 눈이 보이지 않는 강 박사의 농담에 김 원장은 말문이 막히곤 했다. “눈은 멀쩡해도 편견에 가려 있던 저에게 ‘우린 다 같은 인간일 뿐’이란 걸 일깨워준 사람이죠.”
25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은 강 박사를 추모하는 발길로 붐볐다. 미국 워싱턴 인근 자택에서 23일(현지 시간) 췌장암으로 별세한 고인(향년 68세)의 분향소가 이곳에 차려졌다. 추모객들은 분향소를 지키며 고인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대학 후배 정진호 경쟁력평가원장은 20년 전쯤 강 박사와 스키를 타러 간 일화를 꺼냈다. ‘발에 닿는 감각으로 길이 맞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데 스키도 마찬가지’라는 게 강 박사의 지론이었다. 강 박사는 손바닥에 스키장 코스를 그려 달라고 한 뒤 코스를 익혀 혼자 스키를 타고 내려왔다. “영우 형은 숙소에 있는 탁자와 의자 위치를 외우고 비장애인처럼 다녔어요. 다른 사람이 불을 켠 채 방을 나가면 대신 불을 꺼줄 만큼 비장애인에 대한 배려심이 많았죠.”
강 박사의 맏아들 진석 씨가 하버드대 입학 당시 쓴 에세이에는 어둠 속에서 책을 읽어주던 아버지에 대한 대목이 있다. 보통 아버지는 불을 켜고 책을 읽어 주니 눈이 부셔 잠을 못 자지만 내 아버지는 불을 끈 채 마음속에서 이야기를 꺼내 읽어줬다는 얘기다. 진석 씨는 아버지 눈을 고치겠다며 의대에 갔고 유명 안과의사가 됐다.
[이상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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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강영우박사의 마지막 편지 ] | |
두 아들에게 이제 너희들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내가 너희들을 처음 품에 안은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너희들과 이별의 약속을 나눠야 할 때가 되었다니 좀 더 많은 것을 나누고,좀 더 많은 것을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너희들이 나에게 준 사랑이 너무나 컷기에, 그리고 너희들과 함께한 추억이 내 맘속에 가득하기에 난 이렇게 행복한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단다. 해 보기도 전에는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나의 말을 가슴 속깊이 새긴 채로 자라준 너희들이 고맙고, 너희들의 아버지로 반평생을 살아왔다는게 나에게는 축복이었다. 내가 떠나더라도 너희들은 혼자가 아니기에 너희들 곁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 항상 함께 할 것이기에 아버지는 슬픔도,걱정도 없다. 나의 아들 진석,진영이를 나는 넘치도록 사랑했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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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에게 당신을 처음 만난게 벌써 50년전입니다. 햇살보다 더 반짝반짝 빛나고 있던 예쁜 여대생 누나의 모습을 난 아직도 기억합니다. 손을 번쩍 들고 나를 바래다 주겠다고 나서던 당돌한 여대생, 당신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내주신 날개없는 천사였습니다. 앞으로 함께 할 날이 얼마남지 않은 이 순간에 나의 가슴을 가득 채우는 것은 당신을 향한 감사함과 미안함입니다. 시각장애인의 아내로 살아온 그 세월이 어찌 편했겠느냐. 항상 주기만 한 당신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해서, 좀 더 배려하지 못해서, 너무 많이 고생시킨 것 같아서 미안하다. 지난 40년간 늘 나를 위로해주던 당신에게 난 오늘도 이렇게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더 오래 함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내가 떠난 후 당신의 외로움과 슬픔을 함께 해주지 못할 것이라서.. 나의 어둠을 밝혀주는 촛불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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