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너 지금 잘하고 있어”… 공감·경청이 격려의 기술
#1. “그분은 살아 있는 예수다.” 정신과 전문의
#2. 성매매 생활을 하던 30대 여성 A씨의 과거는 어두웠다. 남편이 죽은 뒤 생계가 어려워졌고, 아이마저 불의의 사고로 잃었다. “왜 살아야 하나?”라는 말을 되뇌며 여러 번 자살을 시도했다. 그러다 심리학 박사인
A씨는 미용사 자격증을 따서 미용 강사로 활동 중이다. 160명이 만든 ‘희망의 무지개’ 덕이었다.
다들 괴로운 세상이다. 젊은 세대는 ‘3포 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자처하고,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비율은 역대 최저라고 한다. 『위로받을 시간』을 펴낸 정신과 전문의
건국대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너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격려의 한 마디”라고 하 교수는 말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처방전은 ‘희망 찾기’다. 주위의 위로와 격려와 공감이 뒷받침 돼야 한다. 위로가 필요한 시간을 쓴 김경집 전 가톨릭대 교수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박탈당한 한국 사회에 필요한 건 격려와 위로”라고 진단한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아프니까 청춘이다』가 150만 부를 넘긴 배경이다. 하지만 격려와 위로도 잘못하면 잔소리나 훈계, 때로는 언어폭력이 된다. ‘잘 되겠지’ ‘더 힘든 사람도 있어’ 등 섣부른 위로는 상대방의 마음에 생채기를 낸다. 소통하고 공감하는 마음이 없어서다. 김경집 전 교수의 지적처럼 “암에 걸렸는데 위장약 주는 격”이 될 수 있다. 적정한 선을 지키며 희망을 주는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제대로 하긴 어려운 게 위로와 격려다. ‘격려 전도사’의 기술을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①경청
상대방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서 위로와 격려는 시작된다. 첫걸음은 경청이다. 상대방은 내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자신의 고민을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공감받기를 원한다. ‘모든 게 잘 해결될 거야’라는 식의 섣부른 낙관론은 듣는 이를 더 깊은 실의에 빠지게 할 뿐이다.
이야기를 들을 때 구체적 질문을 해 가며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냥 듣는 것(hearing)이 아니라 경청(listening)을 해야 한다.
경청을 위해선 함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실의에 빠진 이를 찾아가는 거다. ‘너와 함께 있다’는 걸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에서 치유는 시작된다. 칼럼니스트
경청은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내려와서 뭐가 힘든지 얘기하자”고 손을 내밀었고 청년은 곧바로 내려왔다.
②역발상
어두움이 있어야 빛이 있듯, 절망은 희망의 재료다. 위로를 받거나 해 본 이들은 절망이 곧 희망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모든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진 않는다. 똑같이 암 선고를 받아도 어떤 이는 절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지만, 어떤 이들은 치료법을 찾아 병세를 호전시키는 것과 같다.
③공감과 대화
희망으로 가는 위로와 격려의 핵심은 동정(sympathy)이 아닌 공감(empathy)이다. 공감엔 돈이 들지 않는다. 김경집 전 교수는 220원짜리 우체국 엽서를 많이 사서 가방에 넣어 둔다. 좋은 말을 들을 때면 그 말이 필요할 것 같은 누군가에게 엽서를 써서 부친다.
“위로를 표피적으로만 할 경우 불통이 된다. 위로와 격려는 곧 소통이다. 마음과 마음이 대화하는 데는 큰돈이 안 든다.”
공감을 위한 대화의 목적은 판단이나 설득이 아니다. 배우자가 바람을 피워 속상한 친구와 대화할 때 “빨리 이혼해 버려”는 식의 판단 섞인 충고는 금물이다.
④눈물과 치유
한국 남자들은 눈물 흘리는 걸 어색해한다. 하지만 눈물의 힘은 세다.
⑤응원
공감 어린 대화 뒤 상대에게 희망을 줘도 근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다 잘 될 거야’라든가 ‘곧 나아질 거야’라는 상투적이고 대책 없는 희망의 메시지는 상대에게 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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