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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 시.수필 등

나무 - 이형기

by 유정 김용호 2016. 12. 28.


나무
                                                                 이형기


나무는 
실로 운명처럼

조용하고 슬픈 자세를 가졌다.


홀로 내려가는 언덕길

그 아랫마을에 등불이 켜이듯


그런 자세로

평생을 산다.


철 따라 바람이 불고 가는소란한 마을길 위에
스스로 펴는

그 폭넓은 그늘......


나무는 

제자리에 선 채로 흘러가는 

천 년의 강물이다.


                                      (이형기·시인, 1933-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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