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소원
김용호
새해가 되자
수많은 소원과 축복들이
무제한 통화, 종이 한 장 필요 없는
전파를 타고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지난 새벽에
차가운 공기에 응고되어
아파트 난간에도, 가로수 위에도 하얗게 쌓였다
- 올해에는 꼭 시집가야지
- 금년에는 무슨 소원이 있는지 모르겠다만
반드시 이루어지길 바란다
- 좋은 일만 가득한 한 해가 되길 빌게요
항상 행복하세요
마시지 않아도 목이 축여지고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오는
새해 소원들이
우리네 가슴마다 흘러내리고
마당에는 하얀 만나가 가득 뿌려졌다
송구영신 예배를 다녀오는 길
소원이 하얗게 깔리고
새벽 한 시,
잠이 오지 않았다
2018.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