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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시·수필

새해 소원

by 유정 김용호 2018. 1. 9.




                 새해 소원

 

                                           김용호

 

 

새해가 되자

수많은 소원과 축복들이

무제한 통화, 종이 한 장 필요 없는

전파를 타고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지난 새벽에

차가운 공기에 응고되어

아파트 난간에도, 가로수 위에도 하얗게 쌓였다

 

- 올해에는 꼭 시집가야지

- 금년에는 무슨 소원이 있는지 모르겠다만

   반드시 이루어지길 바란다

- 좋은 일만 가득한 한 해가 되길 빌게요

   항상 행복하세요

 

마시지 않아도 목이 축여지고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오는

새해 소원들이

우리네 가슴마다 흘러내리고

마당에는 하얀 만나가 가득 뿌려졌다


송구영신 예배를 다녀오는 길

소원이 하얗게 깔리고

새벽 한 시,

잠이 오지 않았다

 

 

 

 

 

                                              2018.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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