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란 무엇이어야 하는가
시는 진실로 사랑이다. 시 속에 담긴 신비로운 마법이 독자를 감동시키며, 내용과 그 형식의 아름다움이 독자를 감동시킨다.
조지훈은 일찌기 '시인은 먼저 천분으로 뜨거운 사랑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안되고 노력으로 사랑하고자 애쓰는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대자연의 생명은 하나의 위대한 사랑이요, 그 사랑은 꿈과 힘을 지ㅣ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시는 생명 그것의 표현이요, 인간성의 발현이다....'
애드거 앨런 포우는 '나에게 있어서 시는 목적이 아니라 정열이다.'
박용철은 '시인은 진실로 우리 가운데 자라난 한 포기 나무다. 청명한 하늘과 적당한 온도 아래서 무성한 나무로 자라고 장림과 담천 아래서는 험상궂은 버섯으로 자라날 수 있는 기이한 식물이다. ... 비상한 고심과 노력이 아니고는 그 생활의 정을 모아 표현의 꽃을 피게하지 못하는 비극의 식물이다.'
시인의 사명은 시대와 역사 속에서 허락되고 선택된 것이어야 한다.
한편 이 시대에 진정으로 요구되는 것은 시를 써서 발표하는 시인보다 '시를 올바르게 감상할 줄 아는 수준높은 독자들'이다. 시를 써 내는 시인보다 꾸준히 시를 읽는 독자들 편이 훨씬 더 순수하고 짙은 사랑을 시에 바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훌륭한 시인이다.
시적 세계관
고대로부터 문학의 장르에 가장 지속적으로 취급되어 온 테마는 사랑이다. 사랑은 동일성의 발견 또는 동일성에의 열망이다. 자아와 자아를 둘러싼 외부적 세계아의 합일을 꿈꾸는 것이 사랑이다.
이토록 자아로부터 세계를, 세계로부터 자아를 발견하려는 갈망은 시의 본래의 모습인 동시에 시인이 회귀하기를 갈망하는 정신의 근원인 것이다.
김준오는 자아가 세계와의 융화를 꿈꾸는 상태를 '서정적 자아'라고 불렀다.
시인이 의식적으로 자아와 세계의 합일점을 추구하는 방법에는 同化와 投射가 있다.
동화는 자아와 대립.갈등 관계에 있던 세계를 시인의 감정과 가치관에 맞도록 '세계의 자아화' 하는 것이며, 투사는 시인의 자아를 상상으로 세계에 조영(照影)하는 것, 즉 '자아의 세계화'이다.
'온양에서 조차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박목월 '나무')
시인의 자아를 세계에 합일시키고 있다.
그러나 동화나 투사가 완전히 분화되지 않는 상태에서 일체를 이루는 것이 보통이다.
대상 세계와의 진정한 교감과 응답은 세계와 나의 진정한 합일이 없이는 성립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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