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와 함께 걸으실래요?"
"엄마, 저와 함께 걸으실래요?"라고
말해보세요. 엄마와 함께 걸으면 당신의 가슴은
사랑으로 충만할 것입니다. 당신은 자유로워지며,
엄마 또한 자유로워집니다. 엄마가 당신 안에,
당신 몸의 모든 세포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기쁨입니다. 충실한 보상입니다.
저는 이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 틱낫한의《엄마》중에서 -
- 고도원의 아침편지 에서
제게는 함께 사는 둘째 아들이 있습니다.
엄마의 잔소리에 참을성도 많지만, 외지에서 근무하는 어버지가 없을 때는 엄마의 잔소리에 짜증을 내고 밖에서 힘드는 일 때문에 집에 오면 자기 방에만 들어가버리고 엄마의 이야기엔 피곤해 합니다. 엄마는 결국 하소연할 데가 없어 전화로 내게 화풀이를 합니다. 제발 내보내야겠다, 기숙사로 보내라, 이 나이가 되도록 부모가 뒷바라지만 하고 언제 돈은 벌려는 건지, 지 아비 은퇴가 얼마남지도 않았는데, 내가 제놈을 얼마나 힘들게 키웠는데, 끝이 없이 서운합니다.
둘째가 샤워하고 나면 목욕탕은 항상 멋대로 이고, 옷은 왜그리도 잘 벗어내는지 세탁물이 항상 밀립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저녁 11시가 넘어서면 늦게 온다고 둘째에게 전화를 하고, 자기 전화는 잘 받지도 않는다고 내가 집에 있을 떄이면 꼭 나보고 전화하라고 합니다. 11시 넘어서 일찍 들어오라는 전화를 합니다. 주말만 되면 엄마의 자가용 마티즈는 언제부터인지 아들 차지가 되었습니다.
싸울 때가 언제였나 싶게 모처럼 함께 식탁에 앉는 날이면 모자의 대화가 주를 이루고 그저 나는 듣기만 합니다. 밖에서 식사할 때는 식사시간을 지켜 먹도록 해라,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고, 위장이 좋지 않은 편인데 걱정이다 등등 엄마의 잔소리가 또 이어집니다.
나에게는 함부로 말도 하고 거칠 것이 없지만 자식에게는 바로 대 놓고 불평도 잘하지 못하면서 뒤에서 꿍시렁, 나에게 하소연하고 도움을 요청하기가 일쑤입니다.
아들은 생각합니다.
내가 공부하는 일, 사역하고 활동하는 일이 얼마나 많고 바쁜데 엄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소한 일에도 늘 잔소리로 맞이합니다. 집에만 오면 좀 쉬고 싶은데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피곤하게 합니다. 이 나이에 일일이 용돈을 타는 일도 미안하기도 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피아노 렛슨 해주고 돈도 받기도 하고, 조금씩 받는 사례비도 엄마에게 맡깁니다. 항상 용돈도 궁하게 쓰는 편입니다. 늦게나마 엄마 생신 때 잊지않고 작은 케익도 사 왔더랬지요. 잔소리 유달리 많는 엄마지만 그래도 집에서 아무 걱정없이 뒷바라지해 주는 엄마 사랑을 왜 모르겠습니까.
기분좋은 어느날 저녁 두 모자는 식탁 앞에서 누구보다도 다정한 대화 상대가 됩니다. 나는 두 사람 사이에 안중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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