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이 진다고 서러워마라.
지난 주 벚꽃은 만개했는데 함께 걸을 사람이 없어 새벽에 벚꽃길을 달리면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찍고 길가에서 걸으면서
벚꽃길을 찍고.. 그러고는 주말에 비가 오고 벚꽃잎은 아스팔트 바닥에 점점이 수를 놓았네요.
벚꽃놀이가 아무런 이벤트 없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꽃이 피기 전에는 단단히 누구누구네랑 한번 꽃길을 걸어보리라 마음 먹었는데 그냥 지나갔네요.
혼자 찍어본 동영상(100kb 초과로 못 올리네요..ㅜㅜ) - 꽃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순수 그 자체입니다.
주말에는 오후에 비가 그치고 갑자기 산벚꽃이 유혹하더니 아내와 산행을 했습니다.
잠간 산책코스겸 탄다는 것이 오후 늦은 시간에 무려 4.5km나 산행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산행 중간에서의 일입니다. 산 위에서 갑자기 허기가 진 아내가 허기로 속이 쓰리고 힘이 없다고 고통을 호소합니다.
응급조치로 빗물이 약간 남은 진달래꽃 몇 잎을 따 먹여주고, 덕분에 어린 시절 진달래 먹고 물장치구 치고 ~~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하면서도
어떻게 내려갈 지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할 수 없이 묵묵히 걷기 시작합니다.
다시 걱정과 잔소리가 이어지고, 굴과 부추 넣은 부침개를 빨리 집에 가서 만들어 먹어야지, 우선 오예스인지, 쵸코파이인지 사 놓은 것으로 허기부터 달래고...
벼라별 먹을 것이 다 생각이 나나 봅니다. 주차장까지 남은 길은 2km가 넘고, 은근히 겁도 날 지경입니다.
지나치는 등산객에게 손 벌리기가 용기가 안나서 몇 사람 지나쳤습니다.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준비성 없이 산에 다니는 것이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젊은 두 부부를 만났는데, 마침 무얼 먹고 있길래 다가갔습니다. 우리 집사람이 허기가 져서 그러니 먹을 것 있으면 좀 달라고 해서,
김밥 3조각 주더군요. 좀 짠 여자분. 그래도 감사하고 아내 두 조각, 나도 아내가 먹으라고 한 조각으로 허기를 달랩니다.
진달래가 다시 눈에 화사하게 들어오고 산벚꽃이 너무 하얗고 정갈한 미소를 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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