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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 시.수필 등

글쓰기에 관하여 3.

by 유정 김용호 2024. 11. 9.

  글은 삶의 속에서 늘 곁에서 애인이 되어주는 존재다. 내 속에 들어있는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가까운 친구이다. 내 하소연을 들어주고 내 투정과 불만을 받아주며 나를 위로해주는 애인인 것이다.

윤선희의 말대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사물, 그리고 살아있는 생물들을 보는 눈이 달라지게 된다.

 [나도 첫 개인시집의 서문에서 토로한 내용이지만]

 

  세상의 크고 작은 일들을 관심있게 바라보게 되고, 그것들 속에 들어있는 새로운 생명을 발견하게 된다. 보이는 것 이상을 보는 눈을 갖게 된다. 잘 보지 않던 나무를 유심히 보게 되고 나무의 숨결을 느끼기 시작한. (각 사물이 글을 씀으로 인하여) 내가 관심을 갖게 되는 대상 하나하나와 개체로서의 긴밀한 만남이 시작된다. 대상과 나와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내 앞에 있는 장미꽃이 나와 새로운 관계를 갖기 시작하는 장미꽃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도 그런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나 자신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내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고 새로운 인생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글을 쓰는 것이다.

 

 

서정오 글장이는 별종인가?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작가다. 하루 일을 마치고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와 오늘 일터에서 느낀 즐거움이나 억울함을 내 나름 글로 써 본다면 이미 당신은 훌륭한 작가다. 일요일 아침 문득 친구 이름 석자 떠올리고 마음에 묻어둔 말 네댓 줄 끄적거려 본다면 이미 당신은 훌륭한 시인이다. 어릴 적 할머니에게 들은 옛 아야기를 떠울려 여섯 살 아이에게 나긋나긋 들려준다면 이미 당신은 훌륭한 이야기꾼이다. 달리 무엇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안도현 처음처럼

삶과 문학 두 가지를 놓고 나는 뭔가 전환의 기회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나 자신에게 주문했다. 그 주문의 목록은 대충 이런 것들이다.

- 시에서 지나친 과장이나 엄살을 걷어낼 것

- 너무 길게 큰 소리로 떠들지 않을 것

- 팔목에 힘을 빼고 발자국 소리를 죽일 것

- 세상을 망원경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때로는 현미경도 사용할 것

- 시를 목적과 의도에 의해 끌고 가지 말고 시가 가자는 대로 그냥 따라갈 것

- 시에다 언제나 힘주어 마침표를 찍으려고 욕심부리지 말 것

(보통 시의 끝 연에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 시가 연()과 행()이 있는 양식이라는 점을 분명히 제고할 것

 

시는 천천히 오래도록 쓰는 것이다. 서두를 필요도 없다. 시를 읽고 쓰는 것, 그것은 이 세상하고 연애하는 일이라고 종종 생각한다. 연애실절에는 나뭇잎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 모든 관찰력과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 가슴과 손꿑우로 하는 연애, 내 시는 그런 과정 속에서 태어나기를 꿈꾼다,

문학은 여전히 외로운 자들을 몫이라 생각한다. 글을 쓰는 일은 외롭기 때문에 아름다운 일인지도 모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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