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의 구름바다에서
문명의 이기는 육중한 한 마리 새가 되어
태고의 구름바다 위로 날개를 편다
지구의 대기권 위로 거칠것 없는 태양이 눈부시고
갑자기 눈 앞에 펼쳐진
티없이 하얀 드넓은 구름바다
한없이 부드럽고 보송보송한 그 유혹에
마음은 이미 구름바다를 유영하고 있다
끝없는 순백의 구름평원을 달려
구름산맥을 넘고
구름터널을 지나서
아스라이 일렁이는 구름띠 파도를 타고
저멀리 지평선 끝에 다다르면
한 줄기 구름 포물선이
하얀 지구와 푸른 우주를 가른다
어느듯
지구가 하루의 자전을 멈추는 순간이 되면
눈부시던 태양도 검붉은 저녁노을에 물이 들고
티없이 하얗던 구름바다는 잿빛 너울을 쓰고
오늘 우주쇼의 막을 내린다
사위가 우주의 어둠 속으로 빠져드는 시간
다시 지상에 명멸하는 작은 불빛들
- 댐 위의 가로등, 길게 늘어선 자동차의 불빛
불나방처럼 의미도 모른 채 분주한 세상으로
문명의 이기는 날개를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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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1. 19. 오후 16:45 제주발 청주행 비행기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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