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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시·수필

봄이 오는 오솔길

by 유정 김용호 2012. 3. 9.

 

봄이 오는 오솔길


봄이 오는 오솔길에

겨우내 얼었다 녹은 흙반죽이

길바닥에서 질퍽거린다.


웅덩이는 봄이 찰랑대고  

위세도 당당했던 얼음판은

물가에 주저앉아 푸석거린다.

 

개울 건너 드넓은 밭이랑마다

온 밭에 듬성거리는 보리싹들이  

연두빛 연가를 합주하고 있다.  


개울물 흐르는 소리에 갓 깨어난 갯강아지도

마른 갈대숲 사이에서

회색빛 윤기나는 꼬리를 살랑댄다. 

 

봄이 찰랑대는 웅덩이 너머

보리싹의 연두빛 연가에 눈과 귀가 즐겁고

갯강아지 꼬리치는 모습이 귀여운 데

 

봄길 걷는 나그네는

푸석거리는 얼음판처럼  

질퍽거리는 오솔길 따라 비틀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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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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