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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시·수필

하이힐을 신은 코끼리 (자작시 2013. 9.)

by 유정 김용호 2020. 12. 28.

내가 시상을 얻은 곳에서 손녀가 아들 내외랑 겨울 소풍을 갔어요.. (시는 2013년 9월, 하임이는 2018년 4.21. 태어남!!)

 

 

유정 2013. 11. 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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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daum.net/yongho21/405

 

 

하이힐을 신은 코끼리

                                          김 용 호

 

 

옛날에는

코끼리가 코끼리가 아니었어

 

코끼리가 코끼리가 아니었을 때

코끼리는 도토리만한 코를 벌름거리며

나무열매를 주워 먹고 살았어

 

목이 긴 기린이

싱싱한 나무열매를 따 먹는 것을 보고

코끼리는 소원을 빌었지

- 나도 싱싱한 열매 좀 따 먹게 해 주세요

 

코끼리는 코가 긴 코끼리가 되어

나무열매를 코로 따 먹으며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코를 휘둘렀어

 

어느날

뚱뚱한 여자가 뾰족구두를 신고

으쓱거리며 걷는 것을 보았어

- 나도 저 여자처럼 저렇게 걷고 싶어요

 

요즘에는

코끼리가 하이힐을 신고

선글래스 끼고 두 발로 걸어가는 것을 볼 수 있지

 

 

2013.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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