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 시·수필

공(空)의 계절

by 유정 김용호 2013. 7. 4.

       공()의 계절

                                                김 용 호

 

한자를 모르는 세대를 위해

공약은 한글로만 만듭니다

이날 전에는 공변될 공()자 공약이

끝나면 빌 공()자 공약이 되는데

이마저 기억하는 이가 없어서 다행이지요

 

이놈의 계절에는

무상 반값세일 축제가 벌어집니다

무상보험, 무상교육, 무상의료는 물론이고

서민 경제가 어려운데

등록금도 반값, 아파트도 반값입니다

(세금만 올리면 되니까요)

 

원하는 게 뭡니까

다 해 줄게요

청년 일자리는 문제없습니다

가계부채는 제가 다 갚아드리고요

어르신들 제 부모님처럼 모시겠습니다

(어차피 안 될 일인데 립서비스나 해 드릴게요)

 

눈 딱 감고

숫자만 보고

사람 인()

빨간 동그라미 안에 숨어보세요

제 이름은 몰라도 좋습니다

(선생님께서 문맹인 건 잘 아니까요)

공약은 더더욱 몰라도 좋습니다

(차라리 속이 편하실 테니까요)

 

 

 

 

'자작 시·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라운관 앞에서  (0) 2014.04.04
하이힐을 신은 코끼리  (0) 2013.11.05
그대가 오르던 계단에 서서  (0) 2012.12.17
눈 오는 날, 나의 누이야   (0) 2012.12.09
도시의 아침 거리  (0) 2012.09.21